
한식문화공간 이음 기획특별전 우리의 식기 Ⅲ
소반의 味
[전시개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한식은 맛과 건강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조화로운 상차림이 특징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밥과 국, 반찬 등을 정성 들여 그릇에 담고, 또 상에 차려내는 조화, 그 정서는 한식 상차림의 매력이라고 할 수 합니다. 요즘은 상에 둘러 앉아 음식을 공유하지만 사실 우리 전통 상차림 문화는 독상이 원칙이었답니다. 한국은 이러한 독창적인 반상문화 덕분에 오래 전부터 재료와 모양, 지역에 따라 다양한 소반을 제작하였고, 일상 생활가구로 사용하여 왔습니다.
이에 한식진흥원은 새해를 맞이하여 ‘소반의 味’라는 주제로 특별한 전시를 준비하였습니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우리의 가구이자 식기였던 소반에 대해 알아보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특별히 이번 전시를 위해 귀중한 소장 유물을 대여해 주신 미리벌민속박물관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소반의 모양새
우리나라는 상과 반을 뚜렷이 구분하지 않고 소반이라고 통칭합니다. 소반은 상판의 모양에 따라 사각반, 육각반, 팔각반, 십이각반 등으로 구분됩니다. 다리의 모양에 따라서는 구족반(개다리소반), 호족반, 마족반 등으로 불립니다.
개다리 소반은 각을 넣은 다리가 밖으로 둥글게 벌어지면서 발 끝이 안으로 굽어져 바닥을 힘있게 딛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다리에는 아무런 장식선이 없고 굵은 것이 호족반에 비하여 남성적인 느낌으로 우리 공예품의 소박미가 물씬 풍깁니다.
호족반은 상판을 받치고 있는 다리의 어깨가 힘있게 바깥쪽으로 불거지면서 다시 안으로 구부러져 유연한 S자형을 이루다가 발 끝이 살짝 내밀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만곡이 심하고 위용이 있어 대궐용 수랏상이나 궁중제례 등에 많이 쓰였습니다. 양반층의 전유물이었으나 조선 후기 민가에까지 쓰이게 되었습니다.
마족반은 다리가 마족의 형태로 된 소반으로 조선 후기에서 일제강점기 때에 널리 쓰인 소반입니다. 현재 가정에서 쓰이는 밥상에서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다리의 형태입니다.
옛 그림으로 보는 소반 , 역사 속의 소반 문화
소반은 조리된 음식을 상 위에 올려놓고 사랑채, 안채로 옮겨 식사하는 데 알맞게 만든 식생활 도구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용도로 활용하기에 적당한 지극히 합리적이며, 편리한 생활용구이자 우리만의 특색입니다. 소반은 식탁 기능과 함께 음식을 나눌 수 있는 쟁반 기능을 겸하였으므로 크기는 한 사람이 운반하기 편리하도록 너비 40~50cm, 높이 25~30cm로 제작되었습니다.
독상에서 교자상으로
20세기 이후 독상은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국가까지 나서서 독상 식사를 비판했었습니다. 산업화로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자 가정과 음식점에서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하는 교자상이 널리 퍼졌습니다.
“(전략) 그리고 독상제도를 버리고 전 가족이 한 밥상머리에 모여 앉아서 화기애애한 중에 같이
먹으면 식욕도 증진되고 반찬이 적어도 투정거리지 않고 또 남는 반찬이 별로 없는 만큼 그것의 처치에 곤란한 점이 없을 것이다.(후략)” _ 동아일보 1936.1.1 기사 中

지역별 소반의 특징
소반은 산지에 따라 그 지역적 특징이 뚜렷합니다. 황해도 해주, 전라남도 나주, 경상남도 통영은 소반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들 지역 외에도 지역적 특색을 지닌 소반을 생산해 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밥상의 정형, 통영반
경상남도 통영 지역의 소반은 천판과 변죽이 일체형이며, 천판에 홈을 파고 다리를 직접 결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 또한 다리와 다리 사이를 중대로 연결하여 구조를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튼튼하면서도 제작이 편리하고 실용적이어서 그 구조가 널리 통용되어 최근까지도 통영반의 형태가 밥상의 정형이 되었습니다.
부드러운 칠의 매력, 나주반
전라남도 나주 지역의 소반은 변죽을 따로 제작하여 천판에 부착하며, 운각에 다리를 연결하여 제작한 것이 특징입니다. 꾸밈새는 없으나 견고하고 튼튼한 짜임과 투명하고 붉게 피어 오른 부드러운 광택의 칠이 특징입니다.
풍류귀족, 해주반
해주반은 통영반이나 나주반과는 꾸밈새가 한결 다릅니다. 천판은 통영반과 같으나 좌우로 판자를 써서 다리를 삼았으며, 천판 밑의 앞뒤에는 운각을 받쳐서 짜임새를 갖추게 했고 중대가 없습니다. 장식성이 강하여 화려한 귀족적인 멋을 풍깁니다.
투박하지만 튼튼한, 강원반
강원도 지역의 소반은 다리가 판각으로 이루어져 있어 황해도 해주 지역의 해주반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무늬를 다리에 투각하여 화려하게 장식한 해주반과 달리 장식이 단순한 것이 특징입니다.
각선미가 돋보이는, 예천반
경상도 예천의 소반은 호족반의 변형으로 다리가 유난히 가늘고 길어 일명 학족반이라고 불립니다.
기원을 올리는, 소반
소반은 우리 살림살이에서 가장 성스러운 생활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아기를 잉태하기 전부터 정화수를 떠놓고 첫새벽이면 옥동자를 점지해주기를 빌었던 상을 시작으로, 성년 의례, 혼례, 죽은 후에도 피어오르는 향연 너머로 슬피 우는 자손들을 대하게 되는 향상이 이었습니다. 이처럼 소반은 음식이나 물건을 받쳐 드는 경외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산모에게 산기가 있으면 ‘지양상’이라 하여 상에다 쌀과 정화수를 받쳐 놓고 산모의 순산을 기원하였고, 출산하면 정갈한 소반에 밥, 미역국, 정화수를 삼신께 먼저 바친 다음 산모가 첫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소반과 더불어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혼인 의례 때는 사주와 혼서지를 소반에 받고, 함을 지고 간 신랑은 신부집에 가면 신부집에서 낸 ‘요기상’을 받으며, 혼인 예식 때는 기러기를 받친 ‘전안상’이 따로 마련됩니다.
집안 전체를 수호하는 가신을 위한 ‘성주상’, ‘조상상’도 있고, 춘향 어미가 소반에 정화수 받쳐 놓고 이도령의 장원급제를 빌듯이 여인들이 가족의 강녕과 다복을 축수할 때 으레 소반을 사용하였습니다.
[참여 이벤트]
Ⅰ. 소원지 쓰기
① 해주반 위에 마련된 소원지에 소원 쓰기
② 소원지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해시태그 : 한식문화공간이음, 한식진흥원, 소반의미)
③ 한식도서관(B1) 직원에게 인스타그램 업로드 인증 시 소정의 상품 제공
Ⅱ. 나만의 소반 상차리기
① 한식도서관 북큐레이션에 준비된 다양한 헝겊 음식으로 나만의 소반 상차리기
② 다 차려진 소반상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해시태그 : 한식문화공간이음, 한식진흥원, 소반의미)
③ 한식도서관(B1) 직원에게 인스타그램 업로드 인증 시 소정의 상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