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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2. 화려한 미식의 고향, 전라북도

화려한 미식의 고향, 전라북도 ⑥

향토 미식 로드 _ 전주비빔밥

2023/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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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꽃으로 피어나다 전주비빔밥

비빔밥 재료를 담고있는 이미지

비빔밥. 어쩌면 그것은 왕의 입맛을 돋워줄 한 끼 별식이었다. 농부들의 소박한 들밥이었거나, 제를 올린 후 나누는 음복의 한 그릇, 또는 새해를 맞기 전 남은 찬과 밥을 모두 섞어 먹던 섣달그믐 밤의 밤참이기도 했다. 유래가 이토록 다양한 것은 길고 긴 역사를 가졌으면서도, 특정 지역이나 계층에 한정되지 않은 음식이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그렇다면 전통과 미식의 도시 전주를 상징하는 음식인 전주비빔밥은 과연, 누구의 어떤 밥이었을까.

밥상에 꽃이 피었다. 중심은 비빔밥인데 차림새는 한정식이다. 비빔밥과 한정식은 구별되는 상차림인데 전주비빔밥은 그 두 가지를 아우른다. 국물 하나 더하면 그만인 보통 비빔밥과는 달리 열 가지도 넘는 찬을 곁들인다. 전주천 물과 기름진 평야가 주는 넉넉한 식재료와 부녀자들의 음식 솜씨로 풍성한 반상 차림을 즐겼던 음식 문화는 지금의 한정식으로 이어졌고, 비빔밥을 더해 화려한 상차림이 완성됐다. 전주의 한정식과 비빔밥이 둘 다 먹고 싶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관광객에게는 반갑고 고마운 한 상이다.

밥상에 꽃이 피었다. 중심은 비빔밥인데 차림새는 한정식이다 
비빔밥과 한정식은 구별되는 상차림인데 전주비빔밥은 그 두 가지를 아우른다

비빔밥 그릇이 여있는 이미지

버섯을 썰고있는 이미지

가지런히 놓여있는 비빔밥의 재료 이미지1

비빔밥엔 많게는 30여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콩나물과 육회, 황포묵, 달걀,고추장, 참기름 등을 주재료로 하고, 계절에 따라 제철 식재료를 추가로 얹는다. 신선한 육회를 주재료로 썼다는 것은 왕이나 양반 등 상류층의 음식이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요즘은 육회 대신 익힌 소고기를 올리기도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샛노란색의 황포묵. 청포묵에 치자로 노란 물을 들인 이 묵은 음식에 멋을 부린 전주만의 세련된 식문화를 보여준다. 전주 콩나물은 밥에 도 올리고, 국에도 들어간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비빔밥의 재료 이미지2

전주 음식명인 1호인 김년임 명인의 <가족회관>은 완산구 중앙동에 있다. 처음엔 명인의 손맛을 자랑하고 싶어 시작했던 식당이었다. 가족에게 하듯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음식을 내오니 손님이 모였고, 맛이 소문나니 멋을 부리고 싶었다고. 양푼에 듬성듬성 얹어 먹던 비빔밥 재료들을 궁중 요리인 신선로처럼 색색으로 돌려 얹고, 놋그릇에 기품 있게 담았다. ‘양반의 도시’라는 전주 이미지에 맞게 비빔밥을 재해석했고, 음식 한 그릇에 맛과 멋과 영양을 조화롭게 담았다.

이 과정을 명인은 “비빔밥을 짠다”고 표현했다. 씨실과 날실을 엮어 베를 짜듯 정성껏 꼼꼼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가족회관>의 주방에서는 지금도 “한그릇 짜주세요”라는 말을 쓴다. 한 상 가득 짜낸 전주비빔밥은 역시나 풍요롭다. 콩나물, 고사리, 시금치, 무생채, 표고버섯, 호박, 오이, 당근 등 보기에도, 건강에도 좋은 색색의 비빔밥 재료들. 사골 육수로 지은 밥은 고슬고슬 윤기가 난다. 채소가 주재료인 식사에 달걀 지단을 얹어 동물성 단백질도 공급한다. 야들야들한 황포묵은 색감만큼 식감도 좋고, 붉은 소고기 위에 고명으로 얹은 은행과 잣은 꽃 안의 꽃술 같다.

명인은 “비빔밥을 짠다”고 표현했다
씨실과 날실을 엮어 베를 짜듯 정성껏 꼼꼼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한 상 가득 짜낸 전주비빔밥은 역시나 풍요롭다

무형문화재의 집 제39호, 전통음식 전주비빔밥 이미지

전주비빔밥 이미지

다른 반찬과 함께있는 전주비빔밥 이미지

맵지도 짜지도 않은 고추장과 고소한 참기름을 더해 이 모든 것을 섞는다. 도드라짐 없이 조화롭게 섞인다. 순하고 보드랍고 좋은 재료들만을 엄선해서 쓰기 때문에 조화롭게 뒤섞일 수 있다. 지금은 명인의 딸이 모친의 음식 철학을 이어 운영하고 있다. 전통을 지키되, 기내식 납품이나 뷔페식 비빔밥집 운영 등 새로운 도전을 하며, 향토 음식으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전주를 넘어 한국의 상징과도 같은 전주비빔밥. 전주의 비빔밥이면서 우리의 비빔밥이고, 어제의 비빔밥이자 내일의 비빔밥이다.

가족회관 간판 이미지

Where to Eat?
>>가족회관
A 전라북도 전주시 전라감영5길 17
T 063-284-0982
H 10:30-20:30

김남희  사진 강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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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당자: 강자운
    02-6320-8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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