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Vol 46. 팥의 재발견
팥이 궁금해?! ─ 밥돌과 팥에 대해 살펴보기
한식 상식 톡
우리에게는 아주 익숙한 식재료인 팥.
하지만 팥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몰랐던, 혹은 궁금해했던 팥에 대해 알아보자.
자료 출처. 농촌진흥청, 농립축산식품부
Q. 동지에 팥죽을 먹는 이유는 뭔가요?
예부터 동지는 설날 다음 가는 큰 명절로 여겨 작은설 이라는 뜻의 아세(亞歲)로도 불렸으며, 설날 떡국을 먹듯이 팥죽을 먹었습니다. 실제로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전해져 오며, 동짓날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생각하며 먹는 사람의 나이 수만큼씩 새알심을 넣어 팥죽을 쑤어 먹었습니다. 이는 팥의 붉은 색이 귀신을 쫓는다고 믿었기 때문인데요. 사람에게 병과 불행을 가져다주는 귀신을 쫓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풍습이라 볼 수 있습니다.
Q. 동지 때 팥죽을 먹는 것처럼, 팥을 먹는 또 다른 풍습이 있을까요?
팥을 먹는 풍습은 동지 외에도 많았습니다. 10월 상달은 농사가 마무리되고 햇곡식과 햇과일로 신에게 감사의 예를 올리는 달이었는데요. 가정에서는 길일을 잡아 성주를 비롯한 가신을 위하는 성주고사를 지냈는데, 이때 팥시루떡을 고사에 주로 이용했습니다. 정월대보름 저녁에는 오곡밥을 먹었는데 이때에도 팥이 사용됐으며, 경칩에 콩을 볶아 먹는 풍습을 가진 지역에서는 콩뿐만 아니라 조, 수수, 팥을 함께 볶아서 먹었다고 합니다.
Q. 우리나라 외에도 팥을 먹는 나라가 있나요?
팥은 동북아시아가 원산지입니다. 오랫동안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만 재배해서 먹었죠. 현재도 전 세계 생산량 거의 전량을 세 나라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팥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식재료인데요. 남미와 중동지역에서 일부 소비가 이뤄지고 있으나 샐러드처럼 최소한의 조리만 거쳐 먹곤 합니다.
Q. 다른 나라에서는 팥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나요?
중국은 팥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며 흑룡강, 내몽고, 하북 일대가 주산지입니다. 명절 및 기념일에 축하와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팥을 많이 먹고 있으며, 전통음식에 주로 이용됩니다. 팥을 이용한 음식 중에서는 원소절에 먹는 원소, 단오절의 종자, 중추절에 먹는 월병이 유명합니다.
일본에서도 오랫동안 팥을 조리해서 먹었으며, 팥을 이용한 음식 상당 부분이 향토음식입니다. 후쿠시마의 팥떡, 아오모리의 팥국수, 이와테의 경단, 교토의 찹쌀떡, 가고시마의 카카랑당고 등이 일본 내에서 많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Q. 팥에는 어떤 영양소가 풍부한가요?
팥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각종 무기질, 비타민과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탄수화물과 단백질 덕분에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줘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합니다. 팥의 식이섬유와 사포닌은 이뇨작용을 도우며, 피부와 모공의 오염물질을 없애주어 예로부터 세안과 미용에 이용되어 왔습니다. 칼륨도 풍부해서 나트륨이 체외로 잘 배출되도록 도와주기도 하는데, 이 덕분에 부기를 빼고 혈압 상승을 억제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팥에는 곡류에 부족한 라이신과 트립토판이 함유되어있으므로 밥을 지을 때 팥을 함께 넣으면 영양학적으로 보완이 됩니다.
Q. 팥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팥은 많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어서 건강을 생각해서 즐겨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팥을 끓인 물은 지방간과 간 해독작용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서 많은 분들이 찾고 있죠. 하지만 과다한 것은 무엇이든 좋지 않습니다. 팥은 사포닌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많이 먹으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적당히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Q. 팥을 잘 고르고 조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팥의 붉은색이 선명하고 껍질이 얇으면서 손상된 낱알이 없는 팥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국산 팥과 수입산 팥은 겉모양에서 좀 차이가 있는데요. 국산 팥은 낱알의 크기가 고르지 않고 흰색 띠가 뚜렷한 반면 수입 팥은 낱알의 크기가 작고 고르며 흰색 띠가 짧고 뚜렷하지 않습니다.
팥을 구입했다면 보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벌레가 쉽게 생기기 때문인데요.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바짝 말려서 수분이 없는 상태로 습기가 없고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팥을 요리할 때는 깨끗하게 씻은 뒤에 물에 불려서 용도에 맞게 조리하면 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팥의 사포닌 성분이 특유의 씁쓸한 맛을 내므로, 팥을 처음 삶은 물은 따라 버리고 다시 조리해 먹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