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Vol 12. 화려한 미식의 고향, 전라북도
임금도 반한 알싸한 맛과 향, 봉동 생강
WHAT IS IT
봉동 생강은 무려 1300년 전부터 전북 완주군 봉동읍 일대에서 생산된 우리 토종 식재료다. 과육이 부드럽고 매운맛이 덜해 예부터 임금님께 진상되던 명산품이었다. ‘생강 시배지’의 명성에 걸맞게 50여 년 전 봉동 지역 생강 생산량은 전국의 50%를 차지했다. 하지만 값싼 중국산 개량종에 밀려 2007년에는 생산량이 2%로 뚝 떨어졌고, 위기를 느낀 봉동의 몇몇 농가들이 봉동 생강 연구회를 결성하며 토종 재배에 앞장선 결과 현재는 생산량이 전국의 10%로 늘어났다. 중국산 개량종보다 알이 작고 거칠어 손질하기 힘들지만, 한 번 맛보면 남다른 향과 진한 맛에 매료된다.
WHERE TO GROW
뿌리 작물인 생강은 물이 잘 빠지는 토양에서 재배해야 한다. 봉동 일대는 배수가 잘되는 사질 양토로 이뤄져 생강 재배에 최적으로 꼽힌다. 보통 4월 중순부터 파종해 10월 하순경 수확한다. 문제는 생강이 무르기 쉬워 보관이 까다롭다는 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봉동 사람들은 과거부터 대대로 집 앞마당에 토굴을 파서 생강을 보관해왔다. 토굴 안은 겨울철에도 온도 14℃, 습도 70-80%를 유지해 생강을 신선한 상태로 오래 보관할 수 있었다. 최근엔 1년 내내 일정한 온도에서 생강을 보관할 수 있는 저온 창고를 이용하는 농가가 많다.
HOW TO EAT
생강이 나오는 시기는 딱 김장철. 생강은 배추 풋내, 젓갈 비린내 등 김치의 잡 냄새를 잡는데 탁월하다. 채 썬 생강을 꿀이나 설탕에 절여 2주 이상 숙성시켜 청으로 만든 뒤, 대추나 레몬을 넣어 차로 끓여 먹어도 좋다. 슬라이스한 생강을 설탕에 조리고 말리면 편강으로 변신. 생강의 매운 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간식이다.
GOOD FOR HEALTH
생강에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C, 칼슘, 철분, 아연, 마그네슘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겨울철 면역력을 기르는 데 탁월하다. 특유의 알싸한 맛을 내는 주성분인 ‘진저롤’과 ‘쇼가올’은 혈액순환을 활성화해 몸속의 찬 기운을 내보내고 체온을 높여준다. 생강을 꾸준히 섭취해 기초 체온이 1℃만 올라가도 균들이 침범을 못 해 면역력이 5배 강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진저롤은 항균, 종양 억제 효능이 있어 웬만한 항암제보다 항암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콜레스테롤 저하와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으니 이쯤 되면 인삼 못지않은 약용 식재료로 손색없다.
* 완주생강연구회 김용회 회장의 생강 농장 *
A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 낙평신기길 57-1
T 010-3678-2457
글 정민아 <바앤다이닝> 에디터 사진 윤동길, 완주농업기술센터 취재협조 완주생강연구회, 완주농업기술센터